실험기기시장의 특성
실험기기시장 (Laboratory Equipment and Supplies Market)은 모든 종류의 과학기술 연구개발 및 교육을 위한 실험이 이루어지는, 대학 실험실로부터 대규모의 전문 연구소까지를 그 수요처로 포함하는 매우 광범위한 시장입니다. 시장을 이루는 제품 또한 시험관(test tubes) 같은 실험용 소모품(laboratory consumables)으로부터 대형배양기(incubator) 및 전문 분석기기(Analytical Instrument)에 이르는 수만 가지 품목에 이릅니다.
제조업체들은 생산품목 자체가 소품종 다량생산의 성격이 아니므로, 특정 기술/제조 분야에 전문화된 중소기업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한편, 시장의 수요자는 생물학, 화학, 의/약학 등의 기초과학 연구와 제약, 석유화학, 식품공학, 재료공학, 전기전자공학 등 응용과학 분야의 관련 제품개발 및 생산을 위한 실험을 수행하는 모든 연구기관이 됩니다. 매우 간단한 실험을 수행하는 소규모 실험실의 경우에도 각종 실험소모품으로부터 분석장비에 이르는 수백 가지의 기기를 필요로 하며, 보다 전문적인 연구를 수행하는 국책연구소나 대학연구소 또는 대기업부설연구소 등은 일반적으로 수천가지의 기기를 사용합니다.
따라서 단일 제품 또는 제품군을 생산하는 생산자와 수많은 종류의 제품을 소비하는 수요자 사이에 여러 가지 종류의 실험기기들을 여러 생산자들로부터 매입하여 전문화된 서비스와 함께 실험실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는 사업모델을 가진 실험실 전문 유통업체(Laboratory Distributor)들이 산업구조상 필수적으로 존재하게 됩니다.
이러한 시장구조는 실험기기 시장의 두 가지 중요한 특징을 규정합니다.
첫째, 단일 품목이 거대시장을 형성하지 못하는 전형적인 다품종 소량 생산 업종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제조업체로서는 보유한 고유기술을 사용하여 특정 분야 실험의 일정 단계를 커버하는 제품군으로써 생산품목을 가능한 다양화해야 합니다. 또한 사업을 일정 규모 이상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자국내 시장 규모로는 부족하므로 세계시장으로의 수출이 필수적입니다.
둘째, 유통업체로서는 글로벌 소싱(sourcing)을 통해 많은 종류의 기기들을 다양하게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면 그에 따라 보다 다양한 고객들에게 보다 많은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고, 해당 지역 시장의 규모에 따라 사업의 대형화가가능하게 됩니다.
한편 동 업계에서도 전 산업의 공통 추세인 자동화와 융합화 추세가 새로운 기기의 출현 및 성장을 촉진하고, 실험실의 연구원들은 연구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자동화된 다기능 기기의 출현과 도입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전기전자 기술의 빈번하고 빠른 변화는 실험기기 제조 업계에 있어서도 기술과 자본의 보유 여부에 따른 차별화를 가속화하여 영세 제조업체의 생존을 점차 더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또한 거대 다국적 기업에 의한 소규모 제조업체 인수합병이 가속화 되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대기업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실험기기산업의 연혁
실험기기의 가장 전통적인 사용분야는 생물학, 화학, 의/약학 등 기초과학 연구 분야입니다. 따라서 실험기기의 제조 및 공급은 인류의 과학 연구의 근대화와 그 역사를 같이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과학실험실을 고객으로 한 각종 실험기기의 공급이 산업의 형태로 발전한 것은 18세기 말 산업혁명 이후 태동한 각종 제조업이 개별 산업의 틀을 형성하던 20세기 초입니다.
1902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Chester G. Fisher는 당시 그 지역에서 급성장하던 철강업체들을 비롯한 산업체들에 간단한 과학실험기구들을 공급할 회사의 필요성을 깨닫고 Scientific Materials Company를 설립합니다. 1900년대 초, 과학실험은 대개 간단한 용량 및 중량 분석 (volumetric and gravimetric analysis) 작업이었습니다. 매우 간단하고 제한된 측정기구만이 존재하였으므로 화학자들은 거의 시각적 분석에 의존하였는데, Fisher의 초창기 취급품인 현미경(microscope), 뷰렛(burette), 피펫(pipet), 리트머스(litmus), 저울(balance), 비색계(colorimeter) 등은 보다 편리하고 정확한 시각적 분석을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이러한 기구들은 영국, 독일 등지에서 개발된 그 시대의 최신식 기술에 의한 제품들이었고, 화학자들을 위한 이러한 기구들의 무역과 판매는 향후 태동한 다른 동종 회사들의 성장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1920년 역시 미국 동부의 George Van Waters와 Nat Rogers는 VWR이라는 이름의 작은 화학약품 제조사를 설립하였고, 이 회사는 향후 실험기기 시장에 집중하여 Fisher와 같이 각종 실험기구들을 다양하게 공급하는 사업의 형태로 성장하였습니다.
Fisher Scientific과 VWR International은 2019년 현재에도 전 세계 실험기기 시장을 양분하는 글로벌 대기업으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반면, 1970년대 중반까지도 국내에는 전문적인 실험기기 제조업체가 전무하였고, 소수의 소규모 무역회사들에 의해 미국, 유럽, 일본 등지로부터 수입된 초자류(Glassware), 각종 소모품 및 고가의 실험 장비들이 전문화된 서비스 없이 단순 공급되고 있었습니다.
실험기기산업의 성장과정
1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미국과 유럽 각국의 군수 산업 발전은 이전 시기까지 인류가 이룬 각종 과학적 발전의 상품화와 산업화를 촉진하였으며, 특히 화학 산업의 발전을 가속화 하였습니다. 전쟁 무기의 개발을 위한 연구에 많은 자원이 투입되었고, 이는 자연히 다양한 실험기기의 고급화와 새로운 발명을 이끌어 냈습니다.
1910년대까지 박테리아 배양을 위해 독일에서 발명된 gas-flame을 이용한 배양기(Incubator)가 사용되었는데, 1차대전 이후 미국에서 처음으로 전기를 이용한 발열과 전기장치를 이용한 항온제어(thermostatic control)가 가능한 배양기가 처음으로 개발되었습니다. 또한 이와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 전기로(furnace)는 당시 부흥한 철강산업에 있어서 필수적인 정밀 탄소레벨 분석에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될 수 있었습니다.
이 시기 미국, 영국, 독일 등지에서 특히 많은 실험기기 제조업체들이 탄생하였으며, 이 실험기기들을 정부 및 대학의 연구기관과 군수업체들에 공급하여 성장하였습니다. 물리학과 광학, 전기공학의 발달은 광도측정(photometry), 크로마토그래피(chromatography) 기술을 이용한 각종 분석기기의 탄생을 가능하게 하였으며, 이는 또다시 화학의 발전과 각종 응용 제품의 발명을 가능케 하는 선순환이 실현 되었습니다.
1920년대 가스 분석을 위한 통합 시스템과 탄소레벨 분석을 위한 전자기 측정기기가처음으로 발명되었고, 1930~40년대에 걸쳐 화학성분 분석을 위한 크로마토그래피 기법이 처음으로 제시되어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2차대전 이후에는 세계적으로 의료 및 제약 산업이 크게 성장하였는데 이 산업은 특히 많은 양의 화학 약품과 분석 및 처리 기기들을 필요로 할 뿐 아니라 전문적이고도 많은 횟수의 실험을 요하는 산업이므로 실험실 산업의 발전을 견인하였습니다.
한편 1960~70년대 들어 발전한 컴퓨터기술은 각종 실험기기의 고급화와 자동화를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실험을 위한 재료와 샘플들이 더 빨리 준비되고 더 쉽게 분석되었으며 이는 제한된 시간 내에 더 많은 실험을 수행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주로 제조업체들이 태동하고 발전한 반면, 미국에서는 제조업체들 뿐 아니라 거대한 영토와 시장규모를 바탕으로 실험실에 필요한 모든 시약, 기기 및 소모품들을 종합적으로 공급하는 유통업체들이 함께 성장하였습니다. 앞서 설명한 Fisher Scientific과 VWR International이 대표적인 기업이며 이들 기업은 제조와 유통을 병행하고 다른 지역의 유력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들을 지속적으로 인수하여 그 규모를 키웠습니다. 1960년대 초반 Fisher Scientific은 이미 40,000여 가지의 품목을 취급하였고, 1962년 재고관리를 위해 IBM 메인프레임 컴퓨터를 도입하였으며, 1970년에는 미국 전역의 지역사무소들을 이 시스템에 링크하여 통합 관리 하였습니다.
1970년대에서 80년대를 거치며 정밀기계공학과 컴퓨터공학, 자동화 기술 발전의 결과물로 무장한 실험기기산업은 1980년대 이후 바이오 연구 및 관련 산업의 부흥과 함께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1970년대에는 컴퓨터로 제어되고 직접 그 측정값을 읽을 수 있는 스펙트로미터가 최초로 발명되었으며, 이는 화학분석에 혁신을 가져왔습니다. 또한 이 때 HPLC(High Performance Liquid Chromatography) 기법도 처음 개발되어 1980년대에 들어서는 크로마토그래픽 기법이 신뢰성 있고 효율적인 분석 기법으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하였고 컴퓨터와 자동화 기술이 접목되면서 기본적인 화학성분 분석기기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이는 또한 많은 전처리 기기 및 부속 기기의 개발과 상용화를 촉진하였습니다.
한편 국내에는 1980년대 들어 실험기기 유통업체들이 단순 수입상사의 틀을 벗고 그 규모와 서비스가 어느 정도 전문화된 유통업체로 성장했고, 기초 소모품과 장비를 제조하는 제조업체들이 창업하면서 관련 산업이 형성 되었습니다. 당사와 그 경쟁업체의 대부분이 이 시기 창업하여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실험기기산업의 특성
▶ 안정성 높은 산업
시장의 가장 중요한 성장 동력은 정부 및 민간 연구소(Research Center)에서 이루어지는 R&D 투자입니다. 모든 국가와 기업은 생존과 지속적 성장을 위하여 신제품과 새로운 서비스의 개발에 필요한 R&D 투자를 매년 확대하고 있으며, 이는 일반적으로 특정 시점의 경기에 상관없이 상시적으로 행해집니다. 전 세계 모든 정부가 의료, 교육 및 각종 연구지원에 대한 예산을 수립하고 그 지출이 이루어지고, 신제품 개발과 품질관리를 위한 민간기업의 투자가 이어지는 한, 실험기기 시장은 꾸준한 성장을 지속할 수밖에 없고 경제여건 변화와 경기 변동에 의한 시장의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매우 작습니다.
▶ 고도성장 산업
최근 향후 세계경제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주목 받고 있는 헬스케어, 바이오제약, 첨단의료, 친환경에너지, 신소재, 항공우주 등의 분야는 모두 장기간에 걸친 막대한 규모의 연구와 실험을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산업입니다. 실험기기 시장은 이들 신수종 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최첨단 반도체 시대의 반도체장비업과 같은 효과를 거두어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생명공학기술을 바탕으로 산업횡단적인 기반기술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바이오산업은 그 시장규모가 연평균 15% 이상을 지속하고 있는 고도성장 산업이며, 연구개발에 대한 장기적 대규모 투자가 소요되는 산업입니다. 여기에 투자되는 연구개발비의 상당부분은 광범위한 실험기기의 구매에 사용되므로, 바이오산업의 성장은 곧 실험기기 산업의 성장을 견인하게 됩니다.
▶ 융합기술에 의한 발전 가속화
많은 실험기기는 전기전자기술, 기계기술 및 생화학기술의 융합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1980년대 이후 가속화된 컴퓨터기술의 발전은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했거나 매우 낮은 성능으로만 구현되었던 실험장치들을 컴팩트한 고성능 기기로 만들어낼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세포 및 미생물의 배양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바이오연구기기인 배양기(Incubator)는 임베디드시스템 기술, 온도제어기술, 모터제어기술, 정밀판금기술, 열역학 및 유체역학 기술이 사용되어 개발됩니다. 또한 제품의 성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용도가 되는 생물학적 배양과정에 대한 지식이 필요합니다. 즉, 실험기기 제조기술은 대표적인 융합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화된 연구소의 실험실들은 실험 생산성을 높이고 연구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공간절약형, 다기능 및 반복적인 작업을 자동화 해주는 기기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객의 요구와 더불어 전 산업의 공통 추세인 소형화와 자동화 및 융합화 추세는 실험기기 시장에 있어서도 기존 기기의 고급화와 새로운 기기의 출현을 촉진하고 있습니다. 한편, 실험기기 제조에 있어서의 빠른 기술 변화는 이러한 기술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는 영세 제조업체의 생존을 점차 더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 인수합병에 의한 대기업화
현대 세계 산업계의 일반 추세인 다국적 대기업에 의한 소규모 기술기업 인수합병과 금융자본의 결합에 의한 일등업체의 이등업체 인수합병은 동 업계에서도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매출액 십억불 이상의 선진 대기업은 세계시장 점유율을 더욱 높여가고, 매출 일억불 이상의 중견기업도 많아지고 있으며, 전통적인 중소제조기업들과 소규모 유통기업들이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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